[맛있는 펫푸드 이야기] (1) 홍삼·연어·동충하초…사람 음식 뺨치는 고급 사료 납시오
반려동물 사료도 고급화 바람 오리고기·연어 등 육류에다 한약재까지 첨가
펫(Pet·반려동물) 시장이 양적·질적으로 확대되면서 펫과 관련한 신조어들이 많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휴가를 의미하는 ‘펫캉스’, 반려동물의 라이프 스타일을 의미하는 ‘펫테리어’ 등이 그렇습니다. 이른바 ‘펫+N’ 현상 중 농민신문은 음식에 집중하고자 합니다. 반려동물과 오래 행복한 삶을 누리기 위해 반려동물이 먹는 음식(펫푸드)부터 꼼꼼히 따지고 살펴보는 사람들이 늘어나기 시작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펫푸드 최신 트렌드에 대해 5회에 걸쳐 알아봅니다. |
◆기능성 펫푸드 돌풍=펫푸드 시장이 뜬다. 식품산업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020년 기준 국내 펫푸드 시장 규모는 1조 3329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9.9% 성장했다. 사람조차 쉽게 먹기 힘든 고급 식재료를 활용한 다양한 제품군도 등장하고 있다.
프리미엄 펫푸드 특징에 대해 설명해달라는 본지의 요청에 박은정 한국반려동물영양협회장은 “기능성 향상이 프리미엄 펫푸드의 첫번째 특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불과 1년 전만 하더라도 사람의 음식에서 디자인된 펫푸드가 크게 유행했다면 현재는 다양한 기능성 원료가 첨가된 펫푸드가 프리미엄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런 흐름에 대해 그가 주목하는 건 고가의 진료비다. 박씨는 “아무래도 동물병원에서 제시하는 고가의 진료비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이어 “반려동물이 질환에 노출되면 치료를 위해 많은 비용이 지출될 수밖에 없는데 이러한 것을 미연에 예방하고자 하는 반려인(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의 생각이 펫푸드 프리미엄화를 이끌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글로벌 시장조사업체인 유로모니터 조사 결과에 따르면 처방식 사료 비중은 전체의 7%에 불과하다. 노령견·체중조절 등 특정한 상황에 해당하는 때가 아니라면 실제 질병이 있는 사례에 한해서만 동물병원에서 처방식 사료를 구매하는 패턴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기능성을 중시하는 추세는 앞으로도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올 초 ‘2023년 업무 계획’을 통해 펫푸드에 특화된 사료 분류·표시기준을 마련해 펫푸드 시장의 안정적 성장을 돕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바 있다.
기존 원료 중심의 분류체계에서 소비 중심의 용도별 목적에 따른 분류체계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르면 올 4분기부터 소비자가 이해하기 쉬운 원료 명칭으로 개정되거나 원료 함량 표시가 의무화되는 등의 조치가 이뤄질 예정이다.
◆기능성 펫푸드 힘은 원료에서=기능성 펫푸드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재료는 오리고기·닭고기·쇠고기다.
특히 오리고기는 포화지방 함유량이 낮은 대표적인 단백질원이다. 또 암 예방 효과가 있는 비카민B·인·칼륨이 들어 있어 강아지의 면역 체계 활성화에 도움을 준다.
국내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펫산업 브랜드 상위 10곳 가운데 국내 브랜드로는 유일한 하림펫푸드 ‘더리얼’은 지난해 고기와 뼈를 함께 갈아 넣는 육골분 대신 생고기만 활용한 제품군을 선보였다.
연어도 펫푸드 업계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식재료다.
펫푸드 제조업체 ‘델마펫푸드’에서는 연어 100%로 사료를 제조하고 있다. 이달 20~22일 경기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펫페어 ‘2023 메가주 일산’에서 델마펫푸드 관계자는 “노르웨이에서 직접 슈페리어 등급의 연어를 수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회사를 세운 지 2달 밖에 되지 않아 이렇다 할 매출은 발생하지 않고 있지만 반려동물 건강에 좋은 사료를 만든다는 자부심이 크다”고 전했다.
연어는 불포화지방산이 포함돼 있어 항산화 효과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조직이 연해 강아지가 쉽게 소화할 수 있어 급여하기도 좋다. 델마펫푸드에서는 연어를 자연 건조시킨 저키(육포) 형태로 판매하고 있다.
새로운 식재료를 탐색하려는 시도도 이어진다.
'닥터뮨'은 펫푸드 최초로 동충하초를 넣은 영양제를 개발해 판매하고 있다. 동충하초는 면역력 증진과 피로 해소, 기억력 개선에 좋은 코디세핀을 많이 함유하고 있어 예로부터 귀한 약초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이 동충하초와 비타민·미네랄·생유산균 등을 배합해 강아지의 면역 체계 활성화에 도움을 주는 것이다.
‘지니펫’은 모든 사료에 홍삼을 첨가한 제품을 선보인다. 홍삼은 사람에게 좋지만 동물이 먹어도 좋다. 보통 사람의 홍삼 1일 권장량은 3~80㎎이다. 강아지는 사람 권장량의 60% 정도를 먹이면 적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대표 제품은 홍삼이 소량 함유된 사료·간식·껌 등이다.
‘담아츄’에서는 계지·당귀천궁·녹각·숙지황 등 한약재를 첨가한 고체 간식을 취급한다. 잦은 동물성 단백질 섭취로 내장 지방이 쌓인 개들도 마음 놓고 먹어도 된다는 게 업체 측 설명이다.
‘멍이장군'에서도 역시 홍화자·사상자·숙지황·두충 등 신장·무릎·혈관에 좋은 한약재를 첨가한 영양 간식을 내놓는다. 해당 업체에 따르면 당 일종인 ‘교이’를 첨가해 단맛을 냄으로써 개 등 반려동물 기호성을 고려했다.
이유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