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외, 참~왜 이렇게 맛있니…건강한 K멜론
입력 : 2023-05-27 08:16
수정 : 2023-05-27 09:45
여름과일 '참외' 이야기

이맘때 과일 판매장에 들어서면 샛노란 참외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코리안 멜론(Korean Melon)’이라는 영문명에서 알 수 있듯, 참외는 주로 한국에서 재배되고 사랑받는 대표과일로 자리잡은지 오래다. 시설하우스 재배 덕에 언제든 즐길 수 있게 됐지만, 그래도 무더운 여름철 아삭하게 베어 먹어야 제맛이다. 품종부터 효능까지, 참외 이야기를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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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리안 멜론(Korean Melon)’이라는 영문명에서 알 수 있듯, 참외는 주로 한국에서 재배되고 사랑받는 대표과일로 자리잡은지 오래다. 이미지투데이 

"참외 20개를? 대단한 폭식"…허기 달래준 민중의 과일

“조선의 참외는 대단한 산물이다. 밥 대신 참외를 먹고 참외 먹기 내기를 한다. 그런 경우 참외를 20개나 먹기도 한다니 대단한 폭식이다”. 

일본 작가가 1909년 ‘조선 만화(朝鮮 漫畫)’에 실은 글이다. 참외는 비교적 재배가 수월했던 덕에 여름철 배불리 먹을 수 있는 서민들의 과일이었다. 

18세기 후반 조선을 여행했던 영국의 지리학자 이사벨라 비숍도 ‘조선과 그 이웃나라들’이라는 기행문에서 “조선인 서너명이 앉으면 그 자리에서 참외 20~25개가 없어지는 것이 다반사다”라고 기록했다. 1910년대 연간 참외 생산량은 2000만관(1관 기준 3.75㎏)에 달했다고 전해진다. 

박과에 속하는 일년생 식물인 참외는 원산지가 인도라고 알려졌다. 옛날 아프리카와 서아시아에서 멜론과 같은 형태로 재배되다가, 중국을 거쳐 우리나라로 들어와 참외로 정착한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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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조상들이 즐겨 먹던 참외는 지금의 샛노란 참외와는 외양부터 다르다.  현재도 재배되는 대표적인 재래종은 <개구리참외>로 충남 천안 성환지역의 특산물이다. 사진은 <개구리참외>를 들어 보이고 있는 농민. 농민신문DB 

하지만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샛노란 참외를 떠올려선 곤란하다. 과거 참외는 지금과는 외양부터 달랐다. <강서참외>, <감참외>, <열골참외>, <깐치참외>, <먹참외>, <청참외> 등 재래종이 대표적인데, 초록색에 검은 무늬가 있어 자칫 수박으로 오해할 수 있다. 맛은 오이에 가까웠을 것으로 추정된다. 1960년대 이전까진 재배됐으나, 지금은 거의 명맥만 유지하고 있다. 

현재도 재배되는 재래종이 있다. 충남 천안 성환지역의 특산물 <개구리참외>가 그 주인공이다. 과실은 800~1000g 정도로 크고 과육은 3㎝로 두껍다. 속살은 불그스레한 감색을 띠는데, 육질이 연하고 아삭한 것이 특징이다. 

현재 우리가 먹는 샛노란 참외는 <은천참외>를 개량한 교배종이다. 1957년 일본에서 들여온 <은천참외>는 재래종에 비해 당도가 높아 인기를 끌었다. 다만 배꼽(화음부)이 큰 게 흠이었는데,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러시아 멜론을 교잡한 품종을 만들었다. 이것이 <금싸라기> 참외다. 1984년 ‘흥농’에서 육종한 <금싸라기> 계통은 상품성이 좋고 당도가 높으며 육질이 아삭해 최근에도 가장 많이 재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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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외는 특히 임산부에게 좋다. 태아의 신경관이 정상적으로 발달하는 데 필요한 ‘엽산’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이미지투데이 

◆칼륨·엽산 함량 풍부…씨도, 껍질도 버릴 게 없네

참외는 수분이 90%가량으로 무더운 여름철, 갈증을 해소하는 데 그만이다. 칼륨 함량도 높아 이뇨작용을 돕는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식품영양성분 데이터베이스에 따르면 참외는 100g기준 칼륨 450㎎이 함유돼 있다. 일일 칼륨 권장 섭취량의 13%에 해당하는 양이다. 암과 심장질환 예방효과가 있는 항산화 물질인 베타카로틴도 100g당 90㎍(마이크로그램)으로 다량 함유돼 있다.

참외는 특히 임산부에게 좋다. 태아의 신경관이 정상적으로 발달하는 데 필요한 ‘엽산’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경북도농업기술원의 연구에 따르면 참외 100g 기준 엽산 함유량은 132.4㎍(마이크로그램)으로 과일 중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참외 한두 개를 먹으면 우리나라 여성 1일 엽산 섭취 권장량(250㎍)이 모두 충족되는 셈이다.

간혹 참외속을 파내고 먹는 이들이 있다. 맛과 건강을 생각한다면 씨와 태좌(씨가 붙은 하얀 부분)를 함께 먹는 편이 좋다. 참외 한개엔 500여개 씨가 들어 있는데, 각종 무기질 성분과 섬유소가 함유돼 있어 장 운동을 촉진하는 데 도움이 된다. 피부미용에 좋은 ‘토코페롤’도 풍부하다.

참외를 꼼꼼하게 세척해 껍찔째 먹는 것도 방법이다. 껍질 바로 아래에 ‘쿠쿠르비타신' 등 영양성분이 있어서다. 간 기능을 보호하고 심혈관질환 예방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졌다.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은 “참외엔 체내에 있는 유해균을 없애주는 효능이 있어 식중독 예방에 좋다”며 “(참외를 고를 땐) 모양은 타원형으로 단단하며 껍질의 노란색이 전체적으로 진하고 선명한 것이 좋다"고 밝혔다.  

◇참고자료=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이시내 기자 cine@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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